탱커(유조선) 운임이 급등하며 탱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탱커 발주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VLCC 스팟운임이 하루 8만달러로 전주 대비 30% 급등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오는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완전 금수 조치가 단행되면 이 운임이 하루 10만달러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VLCC 운임 상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톤마일이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왔으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국가들이 중동, 미국 등 다른 산유국으로 수입처를 변경하면서 항로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 영해를 지나지 못하고 우회하는 까닭도 있다.
노후 탱커가 많은 것도 탱커 발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4년간 매년 2%씩 약 3만척의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규제를 실행한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노후된 탱커 교체를 위한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6억6300만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7314척의 탱커가 있다. 매년 7%의 교체수요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연간 4400만DWT의 발주가 나오는 셈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탱커와 벌크의 잔고/선대 비율은 5%에 불과하다"며 "특히 탱커에 대해서는 아마 연말~내년 초쯤에는 신조 투자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유 감산으로 인한 시황 악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을 포함한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는 이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전달보다 200만배럴 줄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일부 브로커들 중심으로 원유 감산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탱커 강세가 얼마나 갈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