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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전기차 배터리' 운송법 고심

물동량 증가하며 화재 사고 17% 증가

최근 전기차의 해상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배터리에서 불이 붙어 선박 화재로 이어진 사고가 늘고 있다. 이에 현대글로비스 등 전기차 운송 기업의 고민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화재와 연루된 선박 사고가 늘면 물류비 및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1일 글로벌 보험 업체 알리안츠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선박 화재 건수는 총 209회다. 이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유럽해상안전청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대다수 화재 사고는 전기차 배터리가 포함된 화물 선박 운항 중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알리안츠 측은 "선박 간 충돌, 좌초 등의 사고보다 선박 화재의 보상금이 더 커졌다"며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해운 운송이 늘면서 선박 화재도 늘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물류 업체와 보험 업계는 관련 화재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이제야 마련하는 실정이다. 글로벌 1위 전기차 수송 회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자체 전기차 해상운송 매뉴얼을 마련해 화재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향후 화재 피해가 늘어나게 된다면 물류비나 보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기차 선적을 금지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노르웨이 선사 하빌라 크리스트루텐(Havila Kystruten)은 지난해 2월 독일 폭스바겐 공장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펠리시티 에이스호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전기차 수송을 거부했다. 당시 선박에 있던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운사에서는 배터리를 방전한 상태로 싣는 등 전기차 선적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화물창 각 데크(층)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적재된 차량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화주와 자동차 업체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등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전기차 수송과 관련한 강력한 안전 수칙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 전기차 업체와 해상 물류 업체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페널티를 물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