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해운 및 조선업체가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 설계를 위해 한 데 뭉쳤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3대 선사인 MOL·K Line·NYK, 4대 조선 및 엔지니어링어체인 미츠비시·이마바리·JMU·니혼조선은 최근 공동으로 LCO2운반선 설계와 사양을 개발키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의 탄소포집 및 탄소저장 프로젝트에서 LCO2운반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해운 및 조선업체들은 "CCS 가치사슬을 실현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LCO2운반선을 안정적으로 건조하고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번 공동작업은 2028년까지 LCO2운반선 표준설계, 'All Japan'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프로젝트 참여업체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CO2 운송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미쓰비시와 NYK는 지난해 CO2 및 암모니아 탱크 설계를 위해 협력했으며 일본선급(ClassNK)으로부터 원칙승인을 획득했다.
또 MOL은 2022년부터 일본의 대표적 에너지 생산기업인 간사이전력과 함께 CCS 가치사슬에 관해 협력해왔다.
NYK도 올해 초 말레이시아 에너지그룹 페르타미나(Pertamina)와 CO2 운송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日 해사업계 전환점되나
일본 해사업계는 해운조선 7사 연합체 발족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 해사업계의 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LCO2운반선을 시작으로 향후 '제로배출'의 유력후보인 암모니아추진선의 개발·건조를 놓고도 'All Japan'이 성사될 수 있다.
특히 자존심 강한 일본 3대 선사가 LCO2운반선의 선형을 통일키로 합의한 임팩트는 크다. 이들 선사는 LNG추진선 등 각종 선종에서 사별로 독자적인 사양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3사의 '최대공약수'를 담은 표준선형을 도입하면 조선소는 한정된 설계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또 동일한 선형으로 선박들을 건조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그간 일본 해양산업계에선 설계의 일정부분 집약 등 연대 모색 움직임이 과거에 있었지만 '총론 찬성·각론 반대'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기술이나 시장이 확립되지 않은 새 분야인 LCO2운반선이라면 연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 자체 분석이다.
차후의 분수령은 암모니아추진선이다. 각자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LNG추진선과 달리 해운 3사가 암모니아추진선에 대해 공동작업을 진행하면 차세대선의 표준디자인이 여러 선종으로 다양하게 확립될 수 있다.
일본 해양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때 시장점유율이 60%에 육박했던 일본 조선이 수년 후 시장점유율이 10%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돌고 있다"며 "위기감이 강한 만큼 단결을 통해 돌파하려는 의지도 그만큼 더 강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