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인수 예정인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의 부실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한화가 부실기업 뒷처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준설업체인 그레이트 레이커스(Great Lakes Dredge & Dock Co)는 최근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필리조선소가 1억 9,700만 달러 규모의 해저암반설치선(SRIV) 투자금을 다른 정부지원프로젝트에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조선소가 선박 건조계약을 위반하면서 그레이트 레이커스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레이트 레이크스에 따르면 해상풍력을 지원하기 위한 SRIV가 당초 지난 15일 건조될 예정이었지만, 필리조선소가 프로젝트 변경주문서를 제출하면서 인도일이 내년 2월로 연기됐다.
필리조선소는 추가적인 변경 요구와 2건의 불가항력 청구를 제기했는데 그레이트 레이크스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이로 인해 인도는 2026년 9월로 연기되게 됐다.
또 SRIV 프로젝트를 맡은 정규직 직원이 단 한 명뿐이며, 나머지는 SRIV와 미국 정부와 계약건을 맡아 시간을 나눠 일하고 있다고 그레이트 레이커스는 지적한다.
그레이트 레이크스는 필리조선소가 정부와 계약된 어떤 선박을 건조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3척의 선원훈련선으로 보고 있다.
SRIV 건조계약은 2021년 11월 체결됐으며, 옵션으로 SRIV 1척이 붙어있어 총 금액은 3억 8,200만 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
이 계약건은 총 5척, 15억 달러 규모의 국가안보다목적선(NSMV)으로 분류되는 훈련선과 함께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필리조선소에 생명줄로 여겨졌다.
훈련선 계약 이전만해도 필리조선소는 거의 2년 간 가동이 중단돼 적자만 쌓아가는 상황이었다.
앞서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필리조선소는 SRIV 건조가 일정 지연과 비용 초과로 적자프로젝트가 됐으며 훈련선 건조도 비슷한 이유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NSMV는 지금까지 5척 중 2척이 인도됐다. 1호선은 뉴욕주립대 해양대에, 2호선은 매사추세츠해양아카데미에 각각 인도됐다.
필리조선소의 수주잔고는 NSMV 3척, SRIV '1+1척', 컨테이너선 3척 등 14억 달러 규모다.
올 3분기 필리조선소는 4,72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의 1,730만 달러 적자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주잔고 처리에 막대한 적자가 불가피해 한화오션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 인수에 따른 몸살을 톡톡히 겪을 것 같다"며 "한마디로 호사다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