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지 해운업계가 불안해하며 지켜보고 있다.
해운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복합적인 만큼 미 관세 부과가 어떤 쪽으로 파장을 미칠지 예상이 어렵지만 업계의 분석은 부정적이다.
런던의 선박중개업체 SSY의 유조선 부문 책임자인 클레어 그리어슨(Claire Grierson)은 "미국의 관세 부과는 유조선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주 공급처이고, 멕시코는 또한 미국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리어슨은 "보복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입업체는 중동이나 남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고, 캐나다와 멕시코도 수출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미국 관세와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는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며,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줘 석유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유조선 시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서 LPG 운송부문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국 간에는 앞서 2018년 중국이 미국산 LPG에 대해 보복 관세를 도입하면서 LPG 운송시장이 파행을 겪은 전례가 있다. 당시 중동 걸프만의 LPG가 한국과 일본의 무역업체를 거쳐 톤당 15~20달러의 프리미엄이 얹힌 채 중국에 재판매됐고, 미국은 부랴부랴 유럽으로 LPG 수출지역을 급변경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국의 LPG 전문 운송선사인 도리안 LPG(Dorian LPG)의 CEO인 존 C. 하지파테라스(John C. Hadjipateras)는 "우리는 불안정한 정치환경을 인식하고 있으며, 보복 관세로 무역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백악관이 멕시코 등 3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확정한 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해운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만으로는 해운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고,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했다.
유조선사의 경우 프런트라인(Frontline)과 VLCC 선사인 DHT홀딩스, 그리고 티케이 탱커스(Teekay Tankers)의 주가가 이날 각각 1%, 1.8%, 1.2% 하락했다.
건화물선사의 경우 그리스의 스타벌크(Star Bulk Carriers)와 미국 젠코쉬핑(Genco Shipping & Trading)이 각각 1.2%, 1.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