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버진아일랜드가 새로운 국제선박등록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해운산업을 강화하려는 노력과 맥을 같이 하며, 트럼프행정부도 미국 국기를 단 소형 상업 선대를 늘린다는 차원에서 이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선박등록소를 운영할 경우 미국 국기를 직접 등록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 대폭 줄일 수 있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앨버트 브라이언 주니어 주지사는 "우리는 선박등록소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이니셔티브가 워싱턴의 관심을 끌도록 노력했고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행정부에 있어서 미국 국기를 단 선박의 수를 늘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전략상선대를 구축해 전쟁 시 미국의 상선대를 군대 물류지원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주니어 주지사도 "이 이니셔티브는 합리적이며 트럼프행정부의 미국 해운산업 강화 이니셔티브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는 세인트크로이, 세인트존, 세인트토마스 등 주요 섬과 주변의 50개 작은섬, 그리고 암초로 구성돼 있다. 총 육지면적은 346.36㎢이다. 버진아일랜드는 미국령 외에도 영국령, 스페인령이 따로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가 태평양 항로 선대 교체에 나섰다. 하팍로이드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협상 타결로 화물예약이 급증하고, 지난주 거래량이 50%나 늘어났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소형선을 대형선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팍로이드의 CEO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은 14일 열린 투자컨퍼런스에서 "지난 며칠간의 상황을 보면 수요가 아주 강하다"며 "머스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미니'에 1~2주 내로 더 큰 선박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블랑크 세일링을 하는 대신 태평양 항로에 더 작은 선박을 배치했다"며 "이젠 그것을 뒤집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일정을 비워둔 이들이 계속해서 선박과 운송서비스를 다시 예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부터 1~2주 내로 더 많은 선복이 공급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팍로이드는 화물량이 앞으로 60~90일 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얀센은 연내 수에즈 운하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상황이 언제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고, 지금으로선 적어도 (복귀가) 올 연말까지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다시 (홍해가) 안전해진다면, 더 오랜 기간 동안에도 안전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우리는 점차 네트워크를 수에즈 운하로 되돌릴 것"이라면서 "하루 아침에 복귀할 수는 없다"고 잘랐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중국 법인에 대해 상반된 행보를 보여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싱가포르 다이나맥(Dyna-Mac Engineering)을 통해 지분을 갖게 된 장쑤성의 DM-CMHI중공업을 최근 해산키로 했다. DM-CMHI중공업은 다이나맥과 자오샹쥐중공업(China Merchants Heavy Industry) 합작법인으로 2020년 설립됐다. DM-CMHI중공업은 당초 중국 내 탑사이드 모듈 작업과 친환경 에너지 건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설립됐으나 저조한 실적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은 대신 싱가포르 다이나맥의 해양 엔지니어링 및 조선 역량 강화에 집중키로 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중국 팍스오션(PaxOcean) 저우산조선소와의 관계를 확대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그리스의 다이나콤 탱커스로부터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4척을 팍스오션 저우산조선소에 하청주면서 양사 간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하청건은 중소선박 제조 및 선체블록 공장에 불과하던 팍스오션 저우산조선소에는 어엿한 조선소로 발을 내딛게 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팍스오션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탱커 건조 전 과정에 걸쳐 기술을 전수하고 지원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하며, 삼성중공업은 선주에게 설계에서부터 AS지원까지 보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사 간의 협력은 팍스오션이 이전에 닝보에서 운영되던 삼성중공업의 선체블록 제조 야드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정부가 닝보의 삼성 야드를 압수하고 장비를 경매에 부쳤고, 이를 팍스오션이 삼성중공업의 협조로 매입하면서 관계가 맺어졌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팍스오션 저우산조선소 간 세부 계약이나 지분 문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협상 타결로 양국 간 관세가 크게 인하되면서 태평양 횡단 컨테이너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될 전망이다. 노르웨이의 화물분석플랫폼인 제네타(Xeneta)의 수석애널리스트 피터 샌드(Peter Sand)는 "태평양 항로의 평균 운송기간이 22일인 만큼 물류업체들은 90일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화물을 이동시키려 할 것이고, 이로 인해 운임은 상향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샌드는 "전통적인 컨테이너운송의 성수기는 3분기이지만, 중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수입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 성수기가 일찍 도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락슨증권도 "(협상 타결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3%에서 12%로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수입 수요와 GDP에 대한 압박이 완화됐다"면서 "컨테이너 수요와 전반적인 거시경제 성장에 대한 잠재적 상승세가 예고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컨테이너 운임의 단기 급등 가능성도 있다. 선사들은 지난 4월 초 미국과 중국 간 관세가 급등하자 중국~미국 항로에 배치된 선복을 대거 극동아시아~유럽 항로 등지로 전환했다. 다른 노선에 재배치된 선복을 다시 태평양 항로로 옮기기까지 최소 보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해 단기 운임 급등이 예상된다는 것. 제네타에 따르면 극동아시아~북미 항로 선복은 지난달 20일 이후 17% 감소해 12일 현재 26만 5,000TEU에 그쳤다. 같은기간 블랑크 세일링은 86% 급증해 총 8만 9,100TEU를 기록했다. 정기선 시황분석업체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는 "향후 3개월 동안 미국의 상품수입량이 급증해 2021~2022년에 나타난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최대치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너리티카에 따르면 선사들은 FEU당 1,000~2,000달러의 태평양 횡단항로 성수기 추가 운임을 오는 15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이미 발표한 상태로, 조만간 극동아시아~미 서안 운임이 FEU당 3,500달러를 다시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 스팟운임은 연초 이후 크게 하락해 극동아시아에서 미 서안 및 동안 노선의 운임이 거의 반토막났다가 4월 초 소폭 상승하면서 하락폭을 약간 줄였다. 샌드는 "장기적으로는 1분기에 나타났던 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관세협상 타결로 12일 미국 증시에서 선사 주가는 2~4%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스라엘의 정기선사인 Zim의 경우 거래 시작 후 90분 만에 주가가 14% 급등했으며, 미국의 정기선사인 맷슨(Matson)은 주가가 16% 이상 뛰었다.
GPS 교란으로 MSC의 컨테이너선이 위험해역인 홍해에서 사흘 간 표류했다. 베슬스밸류(VesselsValue)의 선박위치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6,969TEU급 'MSC 안토니아(Antonia)호'(2009년 건조)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 북서쪽에 좌초돼 있다. MSC가 운영하는 이 선박은 지난 10일 이곳에 도착했다. 해양디지털기술업체인 윈드워드(Windward)의 CEO 아미 다니엘은 "GPS 재밍이 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사의 윈드워드세스템이 MSC 안토니아호의 항로에서 GPS 재밍을 감지한 위치를 보여주는 이미지를 LinkedIn에 올렸다. 해운업계에서는 자동식별시스템(AIS)데이터 스푸핑과 더불어 GPS 재밍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GPS 재밍은 어떤 기관이나 단체가 선박의 위치데이터를 교란시켜 특정 지역의 항해를 방해하거나 선박의 움직임을 모호하게 할 때 발생한다. 이에 비해 AIS 스푸핑은 AIS 데이터를 조작하여 선박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다니엘은 "선박의 AIS 위치가 탐지되는 평균거리가 1년 전 600km에서 현재 6,300km로 크게 늘어나 방해능력도 상당히 향상됐다"면서 "이것은 해운업계에 명백하게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홍해 외에 발트해, 동지중해, 흑해, 중동만, 아덴만, 중국 연안 해역, 수단 연안 등에서도 GPS 재밍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