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경제공식이나 ‘먹거리 원칙’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세상은 새로운 먹거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거리나 직업은 앞으로 10년안에 40~50%가 사라지거나 축소된다고 한다.
21세기는 에너지‧기후시대로, 인류생활 전 분야에 걸쳐 더 많은 변화가 예측되며, 특히 세계적으로 해양을 주목하는 것은 해양이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주고있기 때문이다.
해양의 가치 재평가, 생태효율 중시, 해양과학기술과 타분야 첨단기술간 융합이 미래사회 성장을 이끄는 핵심기술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양에 잠재되어있는 방대한 자원개발 가능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해수면 상승, 기온상승, 해수 산성화, 홍수 및 가뭄등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 변화가 주로 해양을 통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산업은 해양공간, 수산물 및 각종 해양생물, 해저 광물자원, 해양에너지등 해양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가공, 운반하고 여기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은 조선, 해운, 항만 등 전통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태동기 수준이라고 할수밖에 없으며, 해양과학기술개발을 통한 신산업의 발굴,육성에 있어서, 분야별 R&D 주기상으로는 대체로 기초•응용 연구를 바탕으로 상용화 개발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해양산업에 특화된 R&D 지원제도가 확립되어야 하며, 집중적인 연구 개발로 기술사업화 내지,상용화 단계를 앞당기기 위한 정책수단이 미리 준비 되어야 한다.
즉, 획기적인 기술개발의 결과가 창출 되었을 경우, 초기시장 조성을 위한 투자와 생산 유인제도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해양산업분야는 다른 산업분야와는 차별화된 특수성이 있으며, 해양이라는 대상이 공유 재산의 성격이기 때문에, 사업화 내지 상업화 전주기에 걸쳐,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고, 대부분이 신기술이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적인 뒷받침 없이는 실패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해양수산부의 해양산업관련 주요정책을 살펴보면, 스마트‧친환경 해상물류실현, 양식산업의 디지털화, 해양과학기술 R&D 활성화를 통해서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과 벤처투자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인데, 해양심층수, 해양바이오, 해양에너지, LNG추진선박, 해양플랜트, 수중로봇개발 등의 해양산업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 에서도 해양수산부의 해양산업정책과 연계하여, 일찍이 해양산업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정책추진을 활발하게 전개 하고 있는데, 특히 경상북도와 울진군이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울진군은 경북도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울진 죽변 후정리 지역에 에 기왕에 설치되어 있는 KIOST 동해연구소,국립해양과학관,환동해산업연구원과 더불어 ‘국립심해연구센터’를 새로이 설치하여 국내 심해연구와 관련산업 창출에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왕돌초 해양과학기지를 활용한 국가 해중공원 벨트조성, 수중 글라이더 핵심부품,장비개발운용센터 설치, 국가해양과학자료센터의 유치, 해양치유센터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사전타당성 조사를 이미 완료하고 실천계획(Action Plan)을 수립하여 손에 잡히는 사업으로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포항시도 경북도의 지원하에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예타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알리바바’를 세계 시가총액 8위, 연간 거래금액 7500억 달러의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운 중국의 마윈회장이 수년전에 우리나라에 와서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기조 연설에서 한 말이 지금도 인상적으로 뇌리에 남아있다.
“나는 별로 잘 생기지도 않았고, 백그라운드도 좋지 않고 돈도 별로 없었다. 눈먼 사람이 눈먼 호랑이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새우잡이’로 성공한 대목을 언급하면서 “고래잡이로 돈 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새우잡이의 꿈을 10년 지키면 돈을 번다”고 했다.
여기서 ‘고래’는 큰 목표를 의미하고 ‘새우’는 작은 목표나 틈새 시장을 의미한다. 마윈의 말을 곱씹어 보면서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울진이라는 조그마한 농어촌 지역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업 분야의 첨단과학과 산업의 거점단지(HUB)로 만들겠다고 도전 한다는게 지금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보일 것이다.
울진에서 근무하고 있는 해양수산 유관 기관 종사자들이나 해양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힘든날이다. 내일은 더 힘들다. 하지만 모레는 아름다울 것이다. 해양 산업은 분명히 틈새시장이고, 블루오션 분야이다.
-임장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