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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바다에서 나왔다(1)

인터넷과 대항해 시대

 

이제 인터넷 없는 세상은 우리에게 상상하기도 어렵다.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육지이건 바다에 있건,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시간만 나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하루 한시도 인터넷을 떨어져서 살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실 휴대폰은 이제 전화기의 기능은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의 1/10도 안되고 대부분이 휴대용 인터넷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인터넷이 바다에서 나왔다는 것을 아는가? 무슨 소리냐고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미국의 초기 발명가들이 최초로 인터넷을 구상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대중화 하면서 가장 고민 했던 것은 아마도 그 용어들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머릿속에 떠 올린 것이 미지의 신대륙을 탐험하기 위해 통나무로 만든 선박에 돛을 단 범선으로 항해를 시작한 초기의 용감한 바다 사나이들인 선박 항해가들 이었다.

그러고 보면 참으로 바다의 항해는 지식의 항해와 아주 흡사하게 닮아 있다. 초기 인터넷 개발자들에게 바다는 그야말로 어둠속에 빛나는 등대의 불빛이 되었다. 그들이 인터넷과 바다를 연결하였을 때 그들은 멀리서 그러나 선명하게 반짝이는 등대 불빛을 보았고 미지의 대양을 항해하던 바다사나이가 자기라는 생각을 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바다의 용어에서 그들 작업에 필요한 용어를 차용하는 것이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수용성이 높다고 생각했을 터이다.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가 나오기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 가장 인기 있고 많이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가 넷스케이프(Netscape)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넷스케이프의 로고는 선박을 항해할 때 사용하는 선박의 조타기의 모습을 그대로 형상한 한 것이었다. 정보의 바다를 넷스케이프를 통해 항해한다는 의미를 담은 로고이다. 물론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자체도 그 어원은 정보의 바다를 탐험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다와 선박에서 나온 로그인(log in)과 로그아웃(log out), 다운로드(down load)와 업로드(up load), 포털 사이트(portal site), 블로거(blogger), 서핑(surfing)등의 용어가 인터넷에서 그대로 차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바다의 속성인 개방성 소통은 인터넷의 속성과 그대로 닮아있다. 우연히 아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감히 주장한다. 컴퓨터는 선박이고, 바다는 인터넷의 어머니이다.

 

인터넷은 해저케이블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

 

더욱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은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와 정보를 생산하는데 그 많은 데이터가 어떻게 어떠한 경로를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와 전 세계를 이동하는가? 공중의 주파수나 무선으로 이동하는가?

아니다. 바로 바다 바닥에 부설되어 있는 거미줄 같은 해저 케이블 덕이다.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즐겨보는 미드나 영국의 손흥민 축구경기나 해외 직구도 해저케이블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우리가 컴퓨터에서 보낸 정보와 찾는 정보 그리고 처리되는 데이터는 해저에 부설된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오고가는 것이며 그 결과가 우리 책상의 모니터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전 세계 바다에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380개의 해저케이블 망에, 총연장이 130만 킬로미터가 깔려 있어서 통신 트래픽의 99%가 해저케이블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무선통신인 위성통신은 1%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세계 해저 케이블망은 미국, 유럽, 일본과 중국 업체 주도의 4개 글로벌 그룹으로 나누어 지는데 우리는 한반도 주변 케이블 망에 머무르는 수준으로 메이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

앞으로 해저 케이블은 각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해저 케이블망을 가진 나라와 갖지 못한 나라로 말이다. 물론 향후 데이터 통신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는 바다속 보이지 않는 해저케이블이 더욱 중요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다에서 나온 인터넷은 바다 없이는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 바다 없으면 인터넷도 없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전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