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희토류 독립은 바다에서, 海피 New year !
새해가 되자 마자 벌써 열흘이 지나갑니다. 매번 그렇듯이 올해도 토끼 마냥 빠르게 지나가는 한해가 될 듯합니다.
지난주에는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해양수산 가족 신년 인사회가 있었습니다. 공직을 그만 둔 이후 작년까지는 초청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찌하다 보니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코로나 상황으로 3년 만에 열린 신년인사회였다고 합니다. 여하튼 올해 초청을 받고 5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어 그동안 뵙지 못했던 많은 해양수산계 분들을 뵐게 되니 여러 가지 생각도 듭니다.
지난 주 우리나라는 새해 인사다 신년하례회다 뭐다 해서 그저 바쁜 일정으로 지나가고 또 정치적으로는 아무런 국가 경쟁력이나 사회발전에는 하나의 도움이 되지 않는 우리들끼리의 이전투구만이 보이는 한주였습니다.
그러나 눈을 밖으로 돌려보면 세상은 참 바쁘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지난 1월 5일 부터 8일 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는 매년 1월에 개최되는 국제전자박람회 CES가 개최되어 엄청난 반향을 가져 왔습니다.
CES는 ‘Consumer Electronics Show’ 의 약자이니 '소비자 가전박람회' 정도로 해석됩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궐하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처음에는 소소한 가전 제품 출품전시회로 뉴욕에서 시작하였지만 전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가전 소비 비중이 월등하다 보니 미국에서 열리는 이 박람회는 가전제품의 트렌드는 물론 미래를 엿보게 해주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전자제품 박람회가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매년 1월에 개최되는 시기도 한 몫하였습니다.
올해 전시회 여러 테마중 제 눈에 띄는 것은 ‘Mobility of Land, Air &Sea’ 였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 우리 생활의 일단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내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수백 개의 기업들이 참가하여 그동안의 성과를 선 보였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대단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기업들은 해양 분야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자율주행 선박과 청정에너지 선박들이 출품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율주행과 첨단 선박의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반도체가 필수이고 반도체에는 희토류가 필수입니다.
안타깝게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는 모두 수입에 의존합니다. 이웃 일본의 사정도 비슷해서 일본은 중국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으로 희토류 수급의 심각성을 절감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작년 12월 말경 일부 언론에 보도된 "태평양 6000m심해서, 일본 희토류 캐내기로" 에서 보는 대로입니다. 일본은 이제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심해저에서 희토류를 채취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제 이웃국가를 부러워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해양과학기술원(KIOST)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하였지만 남태평양 등에 망간단괴와 망간각등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 우리 면적보다도 더 넓은 심해저 광구 11만km2를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전용 광구로 국제심해저기구(ISA: 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에 일찌감치 등재까지 마쳤습니다.
육지 광산이 아닌 바로 바다의 희토류 광산입니다. 이제 국민들에게 그 결과를 현실로 보여 주여야 할 때 입니다. 타 부처로부터 ‘언제부터 심해저 광구탐사를 했는데 아직도 맨날 탐사 이야기냐’ 하는 소리를 더 들어서는 안 됩니다. 4차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희토류 독립을 바다에서 가능하고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올해 안에 가시적인 결과가 보여 지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해수부도 발족한지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육지에서 불가능한 희토류 독립을 바다에서 이루어 낸다면 바다가 중요하고 기회라는 말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해수부의 중요성,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3년은 국민들에게 바다에서 드리는 행복한 새해, 海피 new year가 되기를 꼭 기원합니다.
여러분 海피 new year!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