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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만 컨테이너선 13척 폐기···공급과잉發 운임폭락 우려

한 달 사이 폐기된 배만 지난해의 2배 수준

 

새해 초부터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는 컨테이너선 13척이 폐기됐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100 아래로 내려가면서 컨테이너선 운용을 중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폭락 시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지난해 재활용 업자에게 판매된 컨테이너선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급 6척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1월에만 컨테이너선 13척이 재활용 업자에게 판매됐다. 배를 해체해 스크랩으로 만드는 폐선을 결정한 것이다.

 

 

한 달 새 지난해 2배 가까운 배가 폐기된 셈이다. 업계는 올해 폐선 규모가 약 35만TEU에 달할 것으로 보는데, 이는 해운업계 몰락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은 2016년과 2017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올해만 약 200만TEU에 달하는 신규 컨테이너 선박이 글로벌 해운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이미 포화 상태인 컨테이너 시장에서 폐선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CFI 반등을 바라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일 기준 SCFI는 1029.75로 전년 동기(5053.13) 대비 79.62% 감소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소 컨테이너 선사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SCFI는 1500 수준이며, HMM과 같은 대형 선사들도 1100 아래로 내려가면 이익을 장담하기 힘들어진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 폭락에도 불구하고 2020년 4분기부터 발주된 650만TEU 규모의 신규 컨테이너선 투입이 예정돼 있어 해운사들이 사실상 치킨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장 먼저 무너질 기업은 중소 선사들이다. 손익분기점은 지난해 11월 SCFI가 1443.29를 기록한 이후 무너졌으며 이제는 호황에 벌어둔 돈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지금에 와서는 어느 선종보다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률 차가 커지는 컨테이너선을 폐선해 최소한의 비용을 챙기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됐다.

 

벌크선 시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글로벌 해운시황을 보여주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지난 25일 기준 703으로, 2020년 6월(69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343)와 비교해서는 47.65% 하락한 수치다.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벌크선대는 9억855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예상 해상물동량은 0.8% 증가한 54억200만t(톤)으로 선대 증감률이 물동량 증가율 대비 2배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해상 운임 하락이 업계가 대처하기 힘들 정도로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특별 상황 없이는 운임 상승 요인이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모든 배들이 속도를 줄여서 선박 감소 효과를 내든지, 어느 항구에 정체가 생기든지 하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선박이 적정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운임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