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중인 HMM 컨테이너선. /HMM
한국해양기자협회(해기협)가 28일 KDB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HMM의 매각을 '졸속'으로 규정하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HMM 매각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기협은 성명서를 통해 "매각 참여기업들의 자체 인수자금이 최대 1조5000억 원에 불과해 HMM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4~5조 원 가량을 사모펀드(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수 밖에 없다"며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렵게 회생한 국내 유일의 원양선사인 HMM이 다시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HMM이 축적한 12조 원의 자금이 유용되고 대대적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동시에 제기했다.
해기협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게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기업보다는 HMM을 더욱 성장시킬수 있는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해기협은 "해운업은 특히 부침이 심한 산업인 만큼 장기간 불황이 오더라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유지되려면 무엇보다 모기업이 튼튼해야 한다"면서 "현금여유가 없는 기업이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올 것을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해기협은 또 외국계 선사로의 매각에 대해서는 "국가 기간산업을 외국계에 매각하는 것이 타당치 못하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해기협은 산은과 해진공에도 현실적인 매각 방안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해기협은 이번 HMM 매각에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못한 이유를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2조6800억 원 규모의 주식 전환 때문이라고 풀이하면서 "남는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과 해진공은 약 32%의 지분을 다시 확보함에 따라 또다시 2대 주주가 되며, 이는 인수업체들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해기협은 "현재의 매각진행 상황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에 급급하기보다는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을 키워 한국의 무역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늦춰지더라도 제대로된 주인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